초기 폐암의 치료?
폐암은 한국인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국가 건강검진 시스템과 폐암 국가 암검진 시스템으로 낮은 가격으로 저선량 CT로 폐암의 여부를 검사할 수 있어, 약 40%~60%의 환자가 수술이 가능한 조기 폐암으로 진단받고 있습니다.
수술이 가능한 폐암 환자의 가장 큰 치료 목표는 향후 재발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수술적 조치가 있습니다. 폐암 조직을 떼어낼 때, 최대한 암 조직 주변의 정상 조직과 근처 림프절도 함께 제거하여, 일말의 암세포도 남겨두지 않는 방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술적 조치로도 재발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지금까지 화학요법 즉 케모테라피가 추가로 진행 되어왔습니다.
최근 폐암 치료에 있어서는, 환자별 바이오마커 기반의 맞춤형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 개인마다 다른 암에서 발견되는 유전적 특성에 맞춰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말기 환자에게서만 사용되던 면역항암제를 수술이 가능한 초기 폐암 환자에서도 사용하여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에 큰 개선을 준 연구들이 지난 몇 년간 발표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폐암 수술 전 또는 후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ALK, EGFR, PD-L1을 중심으로 최신 치료 전략을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ALK 양성 폐암
ALK (Anaplastic Lymphoma Kinase) 유전자 변이는 비소세포폐암의 3~5%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이상입니다. 주로 젊은 환자, 비흡연자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알레센자(알렉티닙)이라는 3세대 ALK TKI는 말기의 폐암 환자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며, 1차 치료제로써 높은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받은 초기의 폐암 환자에서 ALK 유전자 변이가 나왔을 경우에는 알레센자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오직 가능한 방법은 화학요법이었습니다.
2024년, 최근 발표된 ALINA 연구에서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즉, 폐암 수술 이후) 알레센자를 투여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화학 요법을 받은 환자 대비, 알레센자는 질병 무진행 생존 기간 (DFS) 을 유의미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EGFR 양성 폐암
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유전자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30~40%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유전자 이상입니다. EGFR 양성 폐암은 주로 여성, 비흡연자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EGFR TKI는 EGFR양성 폐암에서 매우 높은 암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3세대 EGFR TKI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또는 렉라자(레이저티닙)는 현재 EGFR 양성 말기 폐암환자에서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술을 받은 EGFR 양성 환자들은 ADAURA연구에 따라 타그리소를 치료 이후 3년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DAURA연구에서는 타그리소가 위약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3. ALK, EGFR와 같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폐암
ALK, EGFR 유전자 변이가 없는 폐암 환자에서는 PD-L1발현율이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작용합니다. PD-L1 (Programmed celldeath ligand 1)은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로, 면역 체계의 공격을 회피하는 역할을 합니다. PD-L1억제제는 PD-L1과 PD-1의 결합을 차단하여 면역 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학암제 입니다.
Checkmate 816 연구에서는 폐암 수술 '전' 옵디보 (니볼루맙)과 화학요법을 함께 사용하여, 암 환자의 수술 성공률을 유의미하게 높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수술 전 옵디보 치료는 환자의 수술 후 생존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KEYNOTE 671 그리고 091연구에서는 키트루다 (펨브롤리주맙) 을 수술 전과 후 또는 수술 후에 투여하여 질병의 진행 없이 생존한 기간 (DFS)를 유의미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IMpower 010 연구에서는 티쎈트릭 (아테졸리주맙)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사용되었고, 치료를 받지 않은 군 대비 암의 무진행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습니다.
최근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
최근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말기 폐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였던 약물들이 초기 폐암 환자, 특히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알레센자, 타그리소, 키트루다, 옵디보, 티쎈트릭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에는 수술 후 재발위험을 안고 지내야 했던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하며, 장기 생존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이러한 치료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질병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폐암 환자의 예후 개선에 필수적입니다.
*이 블로그는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 문제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바랍니다.